전체 글11 단호박과 신장 질환 (고칼륨혈증, 칼륨 제한, 저칼륨 식단) 단호박 100g에 칼륨이 약 350~400mg 들어 있습니다. 저도 처음 이 수치를 접했을 때 솔직히 잘 실감이 안 됐는데, 신장 질환 환자의 하루 칼륨 제한량이 최대 2,000mg이라는 걸 알고 나서야 그 의미가 와닿았습니다. 건강식이라고 믿어 온 단호박이, 누군가에게는 절대 입에 대면 안 되는 음식일 수 있다는 사실이 꽤 오래 머릿속에 남았습니다.단호박이 고칼륨혈증을 부르는 이유신장이 건강하면 먹은 칼륨의 90% 이상을 소변으로 내보냅니다. 그런데 만성 신장 질환(CKD)이 진행되면 이 배출 능력이 떨어집니다. 여기서 CKD란 신장 기능이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서서히 망가지는 질환으로,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문제는 그 시점부터입니다. 칼륨이 몸 .. 2026. 7. 1. 방아쇠 수지 증후군, 손가락의 경고 손가락이 딸깍 소리를 내며 걸린다는 게, 단순한 피로일까요? 저는 한동안 그렇게 믿었습니다. 직업 특성상 손가락을 쉬지 않고 쓰다 보니 엄지와 검지 마디가 시큰하게 아파왔고, 한의원과 병원을 오가며 파라핀 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그때서야 알았습니다. 그건 피로가 아니라 손가락이 보내는 명확한 경고 신호였다는 것을.손가락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 협착성 건막염의 구조와 증상방아쇠수지증후군의 정식 명칭은 협착성 건막염(Stenosing Tenosynovitis)입니다. 여기서 협착성 건막염이란 손가락 힘줄이 통과하는 터널, 즉 힘줄집(건초)이 좁아지거나 두꺼워지면서 힘줄의 움직임을 가로막는 염증성 질환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부드럽게 미끄러져야 할 힘줄이 좁아진 통로에 끼는 상황입니다. 총.. 2026. 6. 30. 진실된 영화_왕과 사는 남자 (단종, 엄흥도)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그냥 잘 만든 사극 영화려니 했는데, 클라이맥스 무렵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습니다. 영화 는 조선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군주 단종과, 그의 마지막을 묵묵히 지킨 영월 호장 엄흥도의 이야기입니다. 1457년 청령포, 역사가 지우려 했던 그 기록을 스크린이 되살려냈습니다.적장자의 저주 — 태어나는 순간 시작된 비극제가 처음 단종이라는 인물에 관심을 가진 건 영화를 보고 나서였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건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긴 왕' 정도였는데, 직접 겪어보니 그 배경이 이렇게 깊을 줄은 몰랐습니다.단종 이홍위는 조선 역사상 최초의 적장자(嫡長子)로 태어났습니다. 적장자란 왕비의 몸에서 태어난 맏아들을 뜻하는데, 쉽게 말해 왕권 계승의 정통성이 가장 확실하게 보장된 존재입.. 2026. 6. 29. 영화 마이클 리뷰 (각본 약점, 자파 잭슨, 음악 영화) 마이클 잭슨의 전기 영화 이 2025년 드디어 스크린에 걸렸습니다. 어릴 때 TV에서 처음 문워크를 보고 그대로 따라 하다 넘어졌던 기억이 있는 저로서는 개봉 소식만으로도 심장이 쿵 내려앉는 느낌이었습니다. 직접 극장에서 보고 온 지금, 솔직히 말하면 완벽한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황제의 음악이 대형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그 순간만큼은, 충분히 값어치가 있었습니다.각본 약점 — 전기 영화가 아닌 플레이리스트가 된 이유전기 영화(바이오픽, Biopic)란 실존 인물의 생애를 극적으로 재구성해 그 사람이 왜 위대했는지, 혹은 왜 비극적이었는지를 서사로 납득시키는 장르입니다. 쉽게 말해 단순한 연대기 나열이 아니라, 한 인간의 내면을 따라가며 관객이 공감과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나 .. 2026. 6. 29. 얼어버린 지구 "설국열차" (세계관, 계급구조, 현실전망) 솔직히 처음 설국열차를 봤을 때, 저는 "이게 현실이 될 리 없잖아"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구 전체가 꽁꽁 얼어붙어 열차 한 대 위에서만 인류가 살아간다는 설정이 너무 멀게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요즘 3월에 눈이 내리고, 6월인데 낮과 밤의 기온 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는 날씨를 몸으로 겪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설국열차가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 얘기는 아닐까 하고요.얼어붙는 지구, 설국열차의 세계관이 낯설지 않은 이유영화 속 인류는 지구 온난화를 막겠다며 냉각제 'CW-7'을 대기에 살포했다가 오히려 지구 전체를 빙하기로 만들어버립니다. 인간의 기술로 기후를 통제하려다 더 큰 재앙을 불러온 셈이죠. 그런데 이게 딱 지금 우리가 논의 중인 지구공학(Geo-engineering.. 2026. 6. 29. 기생충 (계급 감정선, 모멸감, 파국) 아카데미 4관왕. 한국 영화 최초로 작품상을 받은 숫자가 주는 무게는 생각보다 묵직합니다. 저는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화면보다 가슴이 먼저 반응했습니다. 학창 시절 언니와 자취하던 반지하 방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습기와 곰팡이 냄새가 몸에 배던 그 시절, 기우네 가족의 눈빛이 낯설지 않았습니다.희망이 욕망이 되는 순간, 계급 감정선은 어디서 끊기는가영화 에서 기택(송강호 분)네 가족이 박 사장(이선균 분) 저택에 하나씩 스며드는 전반부, 여러분은 이들을 응원하셨나요? 저는 솔직히 응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응원 자체가 이 영화가 파놓은 가장 깊은 함정이었다는 걸 나중에야 깨달았습니다.전반부의 감정선은 이른바 '사회적 이동성(Social Mobility)'의 욕망을 따라갑니다. 여기서 사회적 이동성이.. 2026. 6. 29. 이전 1 2 다음